예산·인력 부족에 인허가 전문가 못키우는 한국

입력 2017-05-01 18:36   수정 2017-05-02 05:43

업그레이드 K바이오 (하) 규제도 경쟁력이다

미국 FDA대비 허가업무 10배
의사출신 600명 중 1명뿐
순환 인사 전문성 떨어뜨려
해외선 규제 전문성에 박차



[ 김근희 기자 ]
녹십자는 작년 말 국내 제약사 최초로 파상풍·디프테리아(TD) 백신 국산화에 성공했다.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돕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중물 사업’이 큰 힘이 됐다. 임상시험 계획을 짜는 것은 물론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식약처 공무원이 달려와 조언을 했다. 녹십자는 통상 15년 넘게 걸리는 백신 개발 기간을 10년으로 줄였다. 식약처가 의약품 허가 기준 등을 세세히 따져 시행착오를 줄여준 덕분이었다.

하지만 녹십자 같은 사례가 많지 않다. 식약처에 도움을 요청하는 바이오제약사는 많지만 식약처에 일손이 모자라는 탓이다.

◆심사인력 여전히 태부족

인력 부족은 식약처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2012년 기준으로 식약처의 바이오 신약 담당 공무원 1명이 맡는 허가 건수는 연간 0.44건이었다. 반면 미국은 0.04건, 일본은 0.18건에 불과했다. 식약처 공무원의 허가 업무량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보다 10배 많다는 얘기다.

게다가 허가 신청을 대기 중인 의약품이 해마다 증가하면서 심사 기간이 늘어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심사인력은 제자리걸음이다. 2014년 76명이었던 바이오생약심사부 직원은 지난해 71명으로 줄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인허가 담당 직원들이 마중물 사업 등 기업 지원 업무까지 맡고 있다”며 “기업들의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성 못 키우는 인사제도

전문성을 키울 수 없는 환경도 문제다. 현재 6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식약처 본부에는 의사 출신이 한 명뿐이다. 지난해 9월 의약품안전국장이 된 이원식 국장이 유일하다. 제약사 등 민간 출신 공무원도 드물다. 제약사나 의료기기 업체들과의 유착을 경계하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이 때문에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가 미국 등 외국 규제기관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키울 수도 없다. 2년마다 담당 업무가 바뀌는 순환보직 인사 때문이다. 담당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상황을 설명해야 하고 관련 규정이 바뀔까봐 노심초사해야 한다. 신약 개발에 15년이 넘게 걸리는데 심사 기준이 바뀌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선영 바이로메드 사장은 “미국 등 해외 의약품 허가당국에서는 담당 공무원이 2년마다 바뀌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규제기관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쟁력 키우는 해외 규제기관들

해외 규제기관들은 발 빠르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해 3월부터 줄기세포치료제 등 첨단제제를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담당 공무원이 기업에 규제 관련 전략을 제공하는 ‘신속개발 지원제도(PRIME)’를 시작했다.

FDA는 규제가 기술과 산업 발전에 맞춰 진화할 수 있도록 규제과학을 연구하고 있다. 예산을 짤 때도 이를 우선순위에 둔다. 직원 개인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민간업체 출신이나 의사들도 직원으로 고용한다. 산업현장에서 여러 경험을 한 전문가들을 통해 규제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명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업 발전과 규제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신기술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속도에 맞춰 규제가 마련되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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